안녕하세요. delay100입니다.
개발자 취준생 신분으로써 오늘도 여전히 이력서를 보완하고, 면접 답변을 준비하고 있던 와중..
아래와 같은 질문을 만났습니다.
개발자가 되기로 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순간 당황했습니다. 이 문장을 보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죠.
분명히 어릴때부터 IT계열로 가야겠다고 확신했고,, 그리고 대학 진학 시 6개의 원서를 넣을 때 원해서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기 때문이죠.. 사실 바꿀 수 있는 상황은 많았지만 바꾸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내 선택들은 나를 개발자로 이끌어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요 근래 취업만을 생각해서 근본적인 "왜"를 잊고 살았던 것 같아서..
개발자를 꿈꿔온 과정을 회고,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일대기가 이랬구나~ 가볍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부터는 회상하면서 작성하여 "~했다."의 형태로 작성되었습니다.
1. 초등학교 시절
1-1. 세상과 글로 소통을 시작했다
어린나이부터 RPG게임을 너무 좋아했고, 내용들을 블로그에 기록했었다. 블로그를 한창 운영하며 게임관련 소식도 포스팅하고, 일상에 대한 것도 포스팅했다. 글을 작성하면서 항상 생각한 것은, 해당 주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내 글만 읽어도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건 지금도 유효하다.) 따라서 최대한 내용을 생략하지 않고 모든 이야기를 다 담고 싶어했다. 내 욕심이지만, 다른 블로그 글들을 보지 않고 내 글만 보더라도 원하는 목적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블로그 초기화를 4-5번정도 했다. 포스팅하는 주제가 바뀔 때 마다 블로그를 초기화했었다. 한 테마/컨셉을 유지하고 싶었던 것 같다. 참 아깝다..! 특히 과거의 내가 했던 포스팅 기술과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을텐데, 지금은 볼 수없어서 아쉽다.
조금 자랑을 하자면 총 방문자수가 59만명이다 ! ㅎㅎ 글을 지우지 말았어야했는데,, 앞으로는 지우지 않을 것이다.
1-2. html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런저런 블로그 글올리는 팁들도 공부했었다. 그러다가 게시글 편집에서 html을 접했다. html의 내부 값들을 직접 작성했을 때 실제 데이터랑 연동되는게 너무 신기했다. html은 프로그래밍 언어는 아니지만, 태그와 속성 값을 변경하면 무언가 바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첫 시작이었다.
지금 다시 글을 보니 맞춤법, 띄어쓰기 등 맞는게 없지만 그저 정보를 잘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글을 작성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특히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유튜브가 그렇게 뜨지는 않았던 시절,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무한반복하는 방법을 알아내서 블로그에 올렸었다. html태그에 autoplay=1&loop=1을 넣어주는 것. 아마 기존에 작성했던 무한반복하는 포스팅이 먹히질 않아서 version=2로 업데이트해 포스팅을 새로 올렸던 것 같다.
위의 게시글은 조회수도 잘 나오고 피드백도 잘 오니 너무 재밌었다. 현재 시점으로 9년전 게시글이다... 한 게시글인데도 지금봐도 굉장한 수치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나를 존경하고 가야겠다... 리스펙!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초등학교시절에 파워블로거라는 꿈이 생겼다. 내가 아는 것에 대해 글을 적고, 사람들과 나누는걸 좋아했다. 이때부터 글로 소통하는 것이 말보다 더 편했던 것 같다.
[선생님도 되고 싶었다.]
12년도면 초등학교 5학년일 것이다. 나는 선생님도 되고싶었다. 어린시절 꿈이 참 많은 사람이었다.
특히 공부하고 내가 아는 것을 나누는걸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릴적부터 설명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나의 꿈 발표 자료도 남아있다.. ㅋㅋㅋㅋ 내용이 부끄럽지만 어린 내가 만든 내용을 기록해두고싶다.
https://prezi.com/view/x9dd3ZypURlbST9gn8qh/
내용을 보면, 어린데도 규칙을 참 좋아했던 것 같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내용이람. 너무 웃기다. ㅋㅋㅋㅋㅋ
2. 중학교 시절
2-1. 네이버 기획자를 꿈꿨다
중학교에 입학하던 시절, 어른들이 꿈이 뭐냐고 물었을 때 선생님이었다.(위의 더보기 참고)
파워블로거라고 말하기에는 블로그가 요즘처럼 성행하지 않았었기에 부끄러웠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네이버 기획자 라는 꿈이 생겼다. 갑자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 시절에 네이버 지식인 활동도 하고 웹툰도 그려보고, 해피콩도 기부하는 등 네이버의 많은 기능(?)들을 이용했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그냥 했었다. 새로운 기능을 접하고 해보는걸 좋아했다.
기획자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중학교 강당에서 전교생 앞에서 발표했던 기억이 난다 ㅋㅋ. 기획자라는 직업이 지금처럼 누구나 아는 직업은 아니었다. 생소한 직업.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설명하고 알리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신나서 준비했었다.
무슨 깡인지 앞에서 나가서 발표하는것도 참 좋아했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반 대표로 발표했었다! 떨려서 앞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냥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할 수 있는게 너무 즐거웠다.
발표자료: https://prezi.com/view/tpxNHaatLu3RtlvB5E6D/
발표자료가 남아있어 같이 첨부한다. 발표자료를 보면 느낌이 오겠지만, 전교생 앞에서 나 게임 좋아해요! 를 외치는 발표였다. 지독한 겜순이
기획자를 준비하면서 옆에 개발자도 봤었는데, 저 시절에 개발자에 대해서 찾아봤을 때는 금기의 영역같은 느낌이었다.
3. 고등학교 시절
3-1. 인문계, 여고에서 살아남기
위에서 알게 되었듯, 나의 모든 취미는 컴퓨터와 붙어먹고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대학입시라는 큰 산이 생겼다. 당연히 IT쪽으로 갈 생각밖에 없었다. 참 한결같다.
글씨체가 날아가고 있지만, 사진을 읽어 보면 굉장히 독기가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번 하면 끝까지 해내야하는 성격. 8년전의 나에게 개발자의 자질이 보인다. 취업 준비를 위해서 내 성격이 뭔지 애써 끄집어내는거보다, 과거의 자료를 돌아보면서 찾아보는게 더 진정성있고 좋은 자료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아참, 갑자기 성격으로 길이 새버렸다. 다시 돌아와서!
16년도에는 고등학교가 인문계 중에 랜덤으로 배정되어, 여고에 오게 되었는데.. 동아리가 필수였다.
그런데.. 컴퓨터와 관련된 동아리가 아예 없었다. 동아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컴퓨터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교내에 5명..?도 채 안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공고문같은거라도 붙혀볼껄 그랬다. 그때는 수긍하고 차선책을 찾았던 것 같다.
그럼 어느 동아리에 가입하지.. 한참 고민하다가
화학 실험, 물리 연구 등 동아리가 있었지만 그런쪽보다는 글을 적고 정보를 전달하는걸 좋아하는 나는 교내 신문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서도 컴퓨터 공학과는 못참지...! 나름 열심히 알려보려고 노력했다. 도움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ㅎㅎ 내용도 사실 잘 모르는데도 어떻게든 작성했던 것 같다. 틀린 말이 잔뜩.. 블로그의 습관들이 들어가있다..
신문을 발행하기 전에, 동아리원들이랑 작성한 내용에 대해서 상호 피드백을 진행했었다. 프로그래밍 개발론의 페어 프로그래밍과 유사하게 진행했다. 쓴 글을 리뷰받는건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도 서로 리뷰를 한다는 경험은 값졌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코드리뷰 받는건 여전히 부끄럽다.
3-2. 클론 코딩으로 개발 맛보기
* 사진은 읽어보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ㅎ.. 지금 다시 읽어보니 C#과 C++의 차이를 저렇게 적어놓다니 참 ...! 부끄럽다! 개발자분들 읽지 마세요.. 문블록 저건 또 뭐야?!?! 아이고두야..
사실 개발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고등학교 3학년 막바지였다. 내 생각에 나는 컴퓨터/IT를 좋아하니까 뭔가 더 전공지식을 가져야할 것 같은데 활동이 없었다. 그래서 급하게 잊고 지내던 개발자를 떠올렸고, 뭐라도 해봐야겠다 싶어서 책을 구매했다. GPT도 없고 개발자를 잘 모르던 시절이라 무작정 아무거나 따라했었다.
기초 책을 여러권 사고, 유튜브에서도 Unity로 간단한 게임 만드는걸 했던 것 같다. 특히 "모두의 파이썬"말고도 다른 책을 봤던거 같은데.. 다 클론코딩 위주로 했었다. 노트북이 없어서 학교 컴퓨터에 Python이랑 Visual Studio를 깔았던 기억이 있다. 방과후에 컴퓨터실 가서 혼자 책보고 코드를 쳤었다.. 따라할때마다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는게 너무 신기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이렇게 가볍게 클론코딩만 해봤고, 나름 재밌어서 대학 6개를 모두 컴퓨터 공학과 관련으로 원서를 넣고 진학하게 되었다.
4. 대학교
4년동안 컴퓨터 관련 공부를 했고, 학점은 전공 3.93/4.5(전체 3.89/4.5)로 졸업하게 되었다. 중간에 과탑도 한번 했다!
2019~2024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4-1학년(2019)
여고에서 해보지 못했던 IT동아리 활동에 한이 맺혀있던 나는 IT 연합 동아리인 멋쟁이 사자처럼으로 활동했다.
공고 나오는 거의 모든 해커톤에 참가하며 협업 스킬을 늘리고자 했다. 그랬더니 엉뚱하게? git 실력만 엄청 늘었다.
Django와 html, css, js로만 개발을 했었는데, 웹 개발의 구조가 잘 이해가 안가서 어려웠다. 학부에서는 java, c 등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python인 Django를 또 하려니까 1년에 3개의 언어를 했었다.. 그래서 더 어려웠다.
전공알림단 활동도 했었는데, 도내 초/중/고에 직접 방문해서 IT 대학에 대해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활동이었다. 사진을 찾고 싶었는데 내가 다른분거 찍은거만 남아있다..ㅠ
4-2학년(2020)
코로나... 바깥을 못나가서 꽤나 우울했던 것 같다.. 뭔가 어수선한 1년이었던 기억이 있다.
4-3학년(2021)
수업 조교, 학습 포트폴리오 수상 등등,, 알게되는 프로그램들을 최대한 열심히 참가하려 노력했다!
4-휴학(2022)
이대로는 졸업하고 취업할 수 없는 실력이라 판단했다. 실무에서 쓰이는 경험을 학과에서는 잘 알려주지 않으므로 실무 경험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실무 경험에 대한 준비를 하려고 휴학을 했다. 4학년때 졸업작품을 할 때 민폐끼치기도 싫었다.
엄청 존경하고 있는 학과 선배(Node 스승님)를 붙잡고 Node.js를 공부했다. 주변에서는 Spring을 하라고 했지만, 스택은 아무렴 상관 없었고, js를 엄청 잘 다루는 분이 있는데 굳이 Spring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었다. 스승님께 모르는걸 물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루종일 동아리방에 박혀서 책보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이때 처음으로 진정한 웹 개발을 해봤다.
4-4학년(2023)
1학기에는 졸업작품에만 몰두했고, 1.5인분 이상은 했다고 생각한다. Spring으로 스택을 전환하는 시기였지만 Node를 좀 알고 시작하니까 확실히 수월했다. 어쩌다보니 React-Native도 하고... 다사다난했다.
2학기에는 인턴을 9월부터 2024년 1월 말까지 했다.
"개발자가 되기로 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래서 결국 저는 왜 개발자가 되기로 했을까요? 면접에서 위의 일대기를 읊을 순 없으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음식 취향 매치 사이트"는 오래된 프로젝트라 이력서에서는 제외했지만, 혼자 개발하고 실제 배포까지 진행했던 첫 프로젝트로, 제게는 매우 소중합니다. 비록 Node.js로 작업한 프로젝트지만, 개발자로서의 흥미를 처음으로 크게 돋우어준 경험이기에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 담아보았습니다.
나중에 Spring+React-Native로 바꿔서 만들어야겠어요.
개발자와 관련된 루트만 최대한 줄여서 가져와봤는데도 내용이 정말 기네요... 그만큼 열심히 달려왔다는 증거겠지요..!?
사실 기획자의 꿈은 아직도 마음 한켠에 남아있고, 나중에는 기획자 또는 PM으로도 일하고 싶어요.. 개발일을 잘 아는 기획자/PM으로요!
바쁘고 바쁜 현대사회에서 잠시 과거를 돌아보며, 개발자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작성해보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현재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과정도 궁금해집니다.ㅎㅎ
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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